[한화실록] 종실열전 박상원전



<종실열전 박상원전>

- 상원의 성은 박씨로 정확한 본관을 알 수 없으며 한성부 도봉현 사람이다. 호는 투토(妬兎), 자는 패액(敗厄)이다. 사람들의 시샘을 받을만큼 그 용모가 토끼같이 귀여우니 투토라 이른다. 또한 전투에서 종종 패배의 액운을 불러오는 빌미가 되니 패액 상원이라 칭하기도 한다.

- 휘문서원과 연세학당에서 수학하였다. 화살을 쏘는 속도가 일각(一刻)에 150리를 가는 듯하니 한화가 이에 주목하여 등용했다. 매직원년(2017) 폭군 세이군(勢離君)이 물러나고서야 전투에 나갈 기회를 얻었는데, 꽤 괜찮게 활약하며 미래를 기대하게 하였다.

- 용덕원년(2018) 용덕대왕이 상원을 홀두(惚逗)를 맡을 우중랑장으로 점찍었다. 중군장 태양, 폭탄(爆彈) 은범, 대독(大禿) 우람 등과 함께 중군과 후군을 이끌며 한화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9시진에 겨우 2번의 공격을 내주는 꼴이었으니 중군을 맡은 장수 중 상원보다 전적이 좋은 자는 없었다. 또한 뛰어난 전적에 비견될 정도로 그 용모가 빼어나니 대왕은 상원을 미남공(美男公)에 임명했다.

- 이듬해부터 패액(敗厄)질을 하면서 전투의 향방을 쉬이 알기 어렵게 하였다. 용덕2년까지는 그래도 괜찮은 활약을 이어갔으나, 동년 말 동료 장수 성훈이 이른 나이에 참혹한 일을 당하면서 상원은 마치 간장이 끊어지는 듯 슬퍼했다. 성훈과 함께 싸운 전투에서 자신이 패액질을 하여 승리를 적에게 바쳤던 일을 부끄러워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오직 술만 입에 가져다 대었으나 아무도 그에게 뭐라 할 수는 없었다.

- 용덕3년 우람의 격려를 받고 마음을 다잡은 상원은 갑옷과 투구에 성훈의 번호인 61번을 새기고 전투에 출진했다. 전투에 나가면 기합을 주어 힘을 한데로 모았는데, 골대(滑大)의 선봉 세웅이 고라니가 가르랑거리는 소리와 같다 하여 울어울어(?語?語)라 조롱했다.

- 동년 대포 8방을 맞으면서 공격허용률이 4점대 중반으로 폭등했다. 이에 한화 조정은 지친 상원으로 하여금 군역을 이행하게 하였으나, 몇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니 백성들은 상원이 실종되었다 여겼다.

- 배로2년(2022) 실종됐던 상원이 발견되었다는 첩보가 들어오니, 대왕은 어서 사람을 보내 상원을 서산으로 불러들였다. 또한 대전에서 정식으로 상원을 중군장에 임명해 적을 방어하도록 했다.



※ 사관은 논한다. 상원은 간혹 패액질을 하여 다 이긴 전투를 적의 승리로 만들긴 하여도, 기본적으로 화살을 쏘는 실력이 뛰어나기에 훗날 후군장이 될 재목이라 할 수 있다. 세이군이 장수들을 혹사시킬 때는 한화에 없었기에 몸을 보존할 수 있어 다행이다. 또한 절세가인과도 같은 용모는 구보에서 상원에 비견될 이가 없는데, 오직 화훼공(花卉公) 범호와 탱구(撑久) 태연만이 상원의 외모와 필적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구보의 미남 3인을 모두 가진 한화를 어찌 미의 나라라고 칭하지 않을 수 있으랴.